미 의회, “현대차 광고전략에 美산업 희생”…현대차, “우리만 유리한 것 아냐”
작성자:오락 출처:초점 찾아보기: 【大中小】 发布时间:2024-03-29 17:36:23 评论数:
현대차 미국 홈페이지(hyundaiusa.com)에 소개된 아이오닉 리스 고객 7500달러 혜택 안내. 사진 홈페이지 캡처
현대자동차 미국 홈페이지에서 전기차(EV) 아이오닉5를 클릭하면 이 같은 안내 문구가 나온다. 구매가격 4만1000~5만9000달러(약 5461만~7858만원)인 아이오닉5를 리스(lease)로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는 얘기다. 리스는 금융사가 차를 대신 산 뒤 계약 기간 동안 일정 요금을 받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이다. 소비자 입장에선 장기렌터카와 유사하다.
혜택의 원천은 사실 현대차가 아닌 미 정부다. 미국은 2022년 8월 발효한 인플레이션감축법(IRA)에 따라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. 차를 산 금융사가 받는 세금 혜택을 고스란히 리스 고객에게 준다는 뜻이다.
미 EV 시장 2위 올랐는데
다만 리스 등 상업용 전기차에 대해선 세금 혜택을 똑같이 누릴 수 있다.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업계의 요청에 따라 미 정부가 예외 사례를 둔 것이다.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지난해 테슬라(55.1%)에 이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2위(점유율 7.8%)를 기록했다.
미 의회조사국(CRS) 문건 중 현대차 언급 부분(빨강 표시).
그런데 현대차의 이런 전략을 미 의회가 달갑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. 현대차의 상승세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미 의회 문건이 최근 공개됐다. 미 의회조사국(한국의 국회입법조사처 격)은 이달 1일 자로 작성한 2쪽짜리 보고서 ‘리스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 예외’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등 광고에 나오는 소비자 혜택을 ‘전술’(tactic)로 표현했다.
그러면서 현대차를 예로 들어 “북미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오닉5를 두고 리스 고객들에게 ‘7500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’고 광고하고 있다”고 언급했다. 또 “리스 전기차에 대해 특별한 규정을 둠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, 미국 국내 산업을 희생시킨다(at the expense of domestic industry)”고 지적했다.
이 보고서는 의회조사국의 의견일 뿐 공식 제재 효과가 있진 않다. 현대차 등 국내 업계는 현재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는 모양새다. 미국 정부 대응을 담당하는 로버트 후드 현대차 부사장이 2022년 12월 IRA에 따른 예상 불이익과 관련해 “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투자를 재검토(reassess)할 수 있다”고 맞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.
2021년 11월 디트로이트의 GM 전기차 공장을 방문한 바이든 미 대통령. 로이터=연합뉴스
다만 이 보고서가 향후 미 의회의 전기차 세금 개정 논의에 공식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어 한국 정부와 국내 차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.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모두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우고 있는 점도 업계의 우려 대상이다.
현대차는 이번 보고서에 자사가 언급된 데 대해 “해당 규정은 완성차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다”는 입장이다. 실제 월스트리트저널(WSJ)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중 리스 비율은 59%에 이른다.
현대차는 “연말 조지아주 메타플랜트(전기차 전용공장) 양산을 시작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비율을 늘려갈 것”이라고 밝혔다.